부산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성기문 부장판사)는 20대 젊은 여성들에게 취업을 미끼로 접근한 후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강제로 동물마취제를 주사한 후 강간을 일삼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강간 등)로 구속 기소된 김OO(32)씨에게 1심대로 징역 15년을 선고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2006노431)
김씨는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자 초범인 점을 들어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한 사건.
범죄사실에 따르면 피고인 김씨는 인터넷을 통해 여성을 마취시키고 강간하는 장면이 담긴 포르노 동영상을 보고는 그와 같은 방법으로 부녀자를 강간하고 금품을 빼앗기로 마음먹고 범행에 사용할 목적으로 2005년 10월 동물마취제 용도로 사용되는 케타민과 일회용주사기 등을 구입해 소지하고 다녔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8일 오후 14시경 김해시 구산동 OOO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에서 피해자 김OO(여, 20)씨에게 접근해 일자리를 알선해 주겠다며 유인했다. 그런 다음 근처에 주차해 둔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인근 공터로 간 뒤 흉기로 “소리지르면 죽인다”고 위협하면서 준비한 주사기로 피해자의 허벅지에 주사해 마취시켰다.
이에 피해자가 저항을 하지 못하자 강간하고 현금카드를 빼앗아 인근 은행에서 현금 55만원을 인출해 가로채는 수법으로 그 때부터 40일 동안 무려 12명의 여성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을 벌였다.
만약 피해자들이 마취제를 맞지 않기 위해 반항할 경우 무차별로 폭행을 했으며, 또한 피고인은 범행이 발각되지 않게 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를 때마다 훔친 차량 번호판을 바꿔 다는 수법으로 경찰의 추적을 따돌렸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길가는 젊은 여성들을 취업을 미끼로 유인해 미리 준비한 동물마취제를 주사해 마취시킨 후 금품을 빼앗고 강간까지 했으며, 그 과정에서 훔친 차량 번호판을 바꾸어 다는 등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고 40일 동안 12명의 여성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을 계속하는 등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그 범행 수법이나 피해자들에 대해 가한 폭행의 정도도 대담하고 흉포하며 엽기적이기까지 한 점, 그로 인한 피해자들 및 그 가족들이 입은 육체적, 정신적 상처와 고통이 극심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해회복을 위해 성의를 다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할 때 피고인이 비록 초범이고, 범행 후 깊이 반성하고 있더라도 원심이 선고한 형량은 무거워 부당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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