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선불금-업소女 “선불 1억 받았다” 허위각서를 담보 인정
제일저축은행이 서울 강남 유흥업소의 여종업원들을 사실상 담보로 해 업주에게 거액을 대출해 줬다는 사실이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난 건 저축은행의 빗나간 대출 관행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것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서울 강남의 한 유흥업소 업주 김모(38)씨는 올 1월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32억원을 대출받았다. 문제는 대출의 담보가 사실상 자신의 업소 여종업원들인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김모(여·44)씨를 포함한 종업원들은 업주의 요구로 ‘선불금 1억원을 받았다’는 증명서, 일명 ‘마이킨’ 서류를 작성해 줬다. 혹시나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한 이들은 돈을 받지 않고도 선불금을 받았다는 허위 채권서류를 써 준 것이다. 강남지역 유흥업계에는 돈이 필요한 유흥업주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규제로 수익처를 찾던 저축은행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속칭 ‘아가씨 대출’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저축은행은 업주들이 종업원들의 향후 월급을 지불할 만큼 신용도가 높다고 판단했고, 혹시 돈을 받지 못하더라도 담보로 잡힌 종업원들에게 돈을 받으면 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업주는 돈을 갚지 않은 채 버텼고, 여종업원들은 상환 능력이 없었다. 제일저축은행의 대출 행태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면서 사실상 강남 유흥업소 업주들의 ‘현금 인출기’로 전락, 저축은행 신용도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데 큰 몫을 했던 셈이다.
30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제일저축은행은 이 같은 마이킨 서류 작성 방식으로 작성해 준 대출액이 1546억원에 달했다. 대출은 종업원들에게 이뤄졌다. 모 유흥업소 종업원 김모(여·33)씨는 매번 2억~3억원씩 선불금을 받았다는 허위 서류를 작성해 업주의 도움으로 수년간 저축은행으로부터 무려 11억원을 대출받았다.
일부 유흥업소 업주들은 종업원들이 서류를 작성해 주지 않으면 일반 시민들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제일저축은행은 현장 실사 없이 신용 조사서를 작성하는가 하면 신용 정보 조회상 채무가 있는데도 없는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꾸몄다.
출처: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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