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차이가 크고 갈등이 있지만 자식 때문에, 혹은 그 동안 살아온 세월이 억울해서 그냥 꾹 참고 살자고 마음 다지던 노년 부부들의 전통적인 결혼관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 인구동향조사 결과 황혼이혼이 급격히 늘고 있음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혼한 부부 중 동거기간이 20년 이상인 부부는 27.3%로 `4년 이내 이혼`의 25%보다 2.3%포인트 높았고 50세 이상(남편기준) 부부가 이혼한 비율도 32.7%로 1990년 8.5%의 4배 가까이로 늘었다. 20년 이상 결혼생활을 하다 이혼한 부부가 결혼한 지 4년 만에 이혼한 신혼부부의 비율 25%를 처음으로 앞질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통계다.
“배우자의 경제적인 무능력이나 빚 등을 이유로 이혼을 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으며 황혼이혼이 신혼이혼을 앞서는 이유 중에는 경제적인 부분도 적지 않다.” 고 말한다. 재산분할을 할 때 나중에 배우자가 숨진 뒤 상속을 받으면 자녀 등과 재산을 나눠야 하고 상속세를 내야 하지만 황혼 이혼을 택하면 대개 재산의 절반을 분할 받을 수 있으며 세금도 낼 필요가 없다는 것.
또한 황혼이혼은 국민연금에도 영향을 끼쳐 국민연금 이혼이라는 말까지 덧붙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배우자와 연금을 나누는 분할연금제도에 따라 연금도 나누어야 하므로 황혼이혼이 증가하면 연금을 둘러싼 분쟁도 일어나게 된다. 예를 들어 연금 수령액이 40만원인 경우 황혼이혼을 하게 되면 한쪽은 20만원만 수령할 수 있으며 이혼 사유는 개의치 않는다.
황혼이혼하고 황혼결혼 한다!
“황혼 이혼은 자녀를 둘러싼 양육권이나 양육비 등으로 서로 간에 언성을 높일 일은 없지만 재산분할에 있어서는 의견조율이 힘들 때가 많으며 황혼이혼의 경우 일반적인 이혼보다 전업주부 생활을 오래 한 아내 쪽의 기여도를 더 인정받을 수 있다.” 고 설명한다.
이어 정장훈 변호사는 “황혼이혼은 자녀가 장성한 뒤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자녀 때문에 이혼을 참는 경우는 점점 줄고 있다” 고 말한다. 예전에는 여성들이 자녀가 결혼할 때까지는 이혼을 미루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자신의 행복을 찾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는 경우가 늘고 있어 황혼이혼 급증 결과가 황혼결혼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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