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법원에서 시행 중인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져 이제는 채무자들 중에서 거의 전문가 수준에 다다른 사람도 생겨 난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법률사무소에서 받은 무료 상담을 토대로 본인이 직접 서류를 작성해 파산 신청을 하고 면책까지 받은 사례가 늘어 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채무자들이 스스로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 서류작성을 하기란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많은 노력으로 신청서류를 작성해 법원에 접수했다 하더라도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채권자들의 다양한 이의제기에 대해 적절하게 답변하고 소명자료를 첨부해 보정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 사후 처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상담을 하다보면 `파산신청하면 채권자들이 가만히 있나요?'라고 물으면서 채권자들이 파산·면책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면 면책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채무자들이 상당히 많다. 채권자들의 입장에서는 채무자가 면책을 받으면 채권의 회수가 불가능해지므로 다양한 이의제기가 있을 것임은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며, 또한 채권자들의 당연한 권리행사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사무실에서 진행해 온 신청사건 중에 채권자들의 이의제기가 없이 종결된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중요한 것은 채무자들의 부채발생 경위나 부채의 성질로 보아 채무자가 면책을 받을 수 있느냐이다. 즉, 비면책채권이 아니라면 채권자들의 이의제기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채권자들이 이의제기한 사례를 몇가지 소개해 보기로 한다.
첫째로, 개인회생신청사건 중에 채무자가 신청당시에는 가입한 보험이 없었는데 신청이후에 지인 중에 보험회사 다니는 사람이 부탁해 보험을 가입한 것이다. 보험설계사가 이미 실효된 보험에 대한 미납보험료를 대신 납부해 주어 신규보험을 가입했는데, 공교롭게도 해당 보험사가 개인회생채권자에 포함되어 있었으므로 해약환급금으로 일부라도 변제를 해야 한다는 이의제기를 한 것이다. 물론 채권자의 주장은 타당하고 당연한 권리행사이므로 채권자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둘째는 개인파산신청사건 중에 과거에 채무자 소유의 재산이 있었는데 부채가 많아진 이후에 재산을 처분하고 은닉하는 등 악의적으로 채권자를 해하였다고 이의를 제기한 사건이다. 이 경우에 처분재산의 대금으로 부채를 변제하고 일부는 생활비로 사용했을 뿐이며 재산은닉 수단으로 재산을 처분한 것이 아니라는 소명자료를 첨부한 보정서를 제출, 법원으로부터 면책결정까지 받았다. 채권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이의제기 유형이다. 법원의 면책결정을 받을려면 얼마나 성실한 채무자인가를 법원은 고려하므로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정도의 악의적인 채무자여서는 안된다.
셋째 경우는 개인회생신청사건으로 평균 급여가 높았지만 연말 성과급이 많은 경우라서 성과급 없는 평달의 급여는 오히려 가용소득보다도 낮은 특수한 경우인데다가, 미혼이어서 1인가족 최저생계비만 인정되어 가용소득이 높게 책정된 경우이다. 다행히 채권자들의 급여 압류로 적립된 압류금이 상당히 많아 이를 변제계획안 인가 후 변제금으로 먼저 사용해 가용소득을 조정해 보니 40개월만에 100% 변제되는 계획안이 가능했지만 여전히 가용소득이 너무 높았고, 변제수행가능성을 판단해 보니 도저히 개인회생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변제기간을 5년(60개월)으로 늘려 다시 한번 가용소득을 조정해 변제계획안을 제출했다. 채권자 중에 일부가 가용소득을 조정하면 안된다는 이의를 제기했으나 법원은 변제율이 100%이며 미혼이라 부양가족이 없어 가용소득이 높은 점, 평달의 경우에는 급여보다도 가용소득이 높은 점 등 신청인의 특수한 사정을 감안해 인가결정을 내려 주었다.
이상의 사례들을 보면 성실한 채무자라면 채권자의 이의제기에도 특별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출처: 기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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